초록색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자판기 앞에 섰다. 메타버스 속 미션을 달성하거나, 게임에 도전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코드’를 얻어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 보상은 귀여운 가상 생명체 ‘피어리’(Peary) 모양의 쿠키다. 작가들의 작품도 구매할 수 있다.
‘PEARY OFF: Arts Korea LabXProject Team Pearl’(이하 ‘PEARY OFF’) 기획전이 오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 6층 쇼룸에서 열린다. 융합예술 그룹 ‘프로젝트 팀 펄’이 아트코리아랩과 함께 기획했다.
프로젝트 팀 펄은 기획자(정혜주), 아트디렉터(성수진), 디자이너(이찬희), 개발자(위성환)로 구성됐다. 자연과 분리된 인간만의 가상 공간 ‘세파리움’과 현실을 넘나드는 세파퓨처리즘(Sepafuturism)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팀이다. 귀여운 가상 생명체 ‘피어리(Peary)’가 트레이드 마크다.
‘PEARY OFF’는 프로젝트 팀 펄과 다양한 작가의 협업 프로젝트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 인식론적인 탐구의 결과물을 펼쳐 보인다. 지난 1월22일~26일까지 ‘킴벌리(Kimberly) X 광진전자’, 1월31일~이달 6일까지 ‘김용원(Yongwon Kim), 디스크 에이리어(Disk_Area)’, 오는 13일~27일까지 ‘소피텔(Sofitel) X 프로젝트 팀 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시를 선보인다.
‘Kimberly X 광진전자’는 게임 시뮬레이션 ‘Trailer Park Kimberly’s’와 ‘데굴데굴 킴벌리’ 신작을 공개했다. 몸 없이 가상 세계를 점유하는 가상 생명체인 두족류 ‘킴벌리(Kimberly)’가 등장한다. 김용원 작가는 ‘잃어버린 풍경의 반영 – 파편 연대기’라는 제목으로 자개, 솔방울 등 인간이 쓰고 버린 자연의 조각들을 신비로운 작품으로 되살렸다. 디스크 에이리어는 ‘세파리움 입주민을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주세요’라는 의뢰를 받고 발리스틱 젤(총알의 탄도계수와 파괴력 등 측정 실험에 사용되는 젤라틴 블록)과 거푸집의 원리를 응용·결합한 작업을 선보였다. 서울 잠실 특급호텔 ‘소피텔’과 협업한 증강현실(AR) 프로젝트도 공개를 앞뒀다.
작품 감상에 그치지 않고 원하는 작품을 자판기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 팀 펄 관계자는 “작가의 어떤 작업이 전시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상대적으로 유통이 어려웠던 미디어 아트나 융합 예술 장르에서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실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아트코리아랩은 예술인과 예술기업의 창작·창업을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10월 서울시 종로구 트윈트리타워에 문을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